[가정예배 365-11월 10일] 살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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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주의 피로 이룬 샘물’ 266장(통 20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데살로니가전서 3장 7~8절

말씀 : 남편이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꼭 움켜쥔 돈 1만원을 들고서 동네 모퉁이에 있는 구멍가게로 분유를 사러 갔습니다. 분유 한통을 계산대로 가져가니, 가게 주인은 1만6000원이라고 했습니다. 힘없이 돌아서는 아이 엄마 뒤에서 가게 주인은 진열장에 올려놓으려고 하던 분유통을 슬며시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문을 나서는 아이 엄마를 불러 세우고, ‘찌그러진 분유는 반값’이라고 알려 줬습니다. 가게 주인은 아이 엄마가 내놓은 1만원을 받고서 분유통과 함께 거스름돈 2000원을 건네줬습니다. 아이 엄마는 감사한 마음으로 분유를 얻었고, 가게 주인은 8000원에 행복을 얻었습니다.

아이 엄마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주인의 마음에서 작은 천국을 봅니다. 천국은 저 멀리 따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부자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도 작은 천국에 사는 사람들에 속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배려라는 마음자리에서 시작됩니다. 배려는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해 다른 사람의 마음자리로 옮겨지는 것입니다. 배려는 사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두는 일입니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은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배려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은 예의를 지키는 일입니다.

‘살림’의 어원은 ‘살다’라는 자동사가 아니라 ‘살리다’라는 타동사에서 옵니다. 자기만을 바라보며 살기 쉬운 오늘날 개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일은 그 자체로 성스러운 구원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시고, 있는 그대로의 존재 자체를 포용하시며 “보시니 좋았다”라고 하시는 창조주의 마음은 ‘살림’ 정신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살림의 정신은 그 자체로 초월적인 지평과 맞닿아 있습니다. 오직 나만을 생각하는 좁은 마음의 지평을 넘어, 나도 살리고 이웃도 살리고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 ‘살림’의 마음은 ‘소유와 경쟁’이 아니라 ‘존재와 포용’이라는 삶의 양식이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살림’을 통해 넘치는 자비와 놀라운 풍요를 이뤄 가십니다. 그런데 온전한 살림살이를 하려면 자기희생이 먼저입니다. 이것은 이미 예수께서 모범으로 보여주신 일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심으로 우리가 살림을 얻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살림의 놀라운 기쁨을 체험할 것입니다.

기도 : 생명의 주인이신 아버지 하나님, 죽음의 경쟁 사회 속에서 살리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배려와 연민의 마음을 영감으로 주셔서 성자 예수님의 마음을 닮게 하시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잘 따르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문병하 덕정감리교회 목사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