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춘천교회
Nest 사랑나눔

꿀 먹은 벙어리 (대림절 묵상집.3)

누가복음 1:20

보아라. 그 때가 되면 다 이루어질 내 말을 네가 믿지 않았으므로 이 일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서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젊은 수도사가 기도실에서 밤을 세우고 나오는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리 오래도록 기도하실 수 있습니까? 저는 먼저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그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하고, 지난 죄를 회개하고, 동료들 하나하나를 위해 기도하고, 예로부터 알고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중보하고 주님의 교회와 거기 속한 사람들을 위해 빌고, 나라의 사정과 고통당하는 사람들,  그리고 온 세상과 모든 피조물에게 은총이 임하기를 구하며, 제 자신으로부터 우주 만물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아뢰었지만, 세 시간이 채 안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밤새도록 무슨 말을 하셨습니까?" 스승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

 

 사가라는 제사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는 일을 맡았는데, 분향하는 동안 사람들은 밖에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사가랴에게 나타나서 말했습니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것이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엘리사벳은 이미 늙어서 임신할 수 없는데, 어떻게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불가능한 일이지요. 사가랴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천서 가브리엘이 말했습니다. "보아라, 그 때가되면 다 이루어질 내 말을 네가 믿지 않았으므로, 이 일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서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스승은 말씀을 듣느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군요. 사가랴는 놀라운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벙어리가 되었네요. 하긴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겠지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다만 잠잠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기도란 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듣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생각, 계획, 뜻, 욕심, 온통 우리의 말로 가득한 그런 기도가 아니라 다만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리는 빈 기도야말로 참 기도가 아닐까요? 혼탁하고 소란할 때일수록 세미하고 여린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말씀은 송이꿀보다 더 달다는데(시 19:10), 우리도 한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고 은총의 말씀을 주시는 주님을 찬미합니다. 이제 우리도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을 기다리게 하소서. 헛된 욕심을 버리고 주님의 뜻을 듣게 하시고, 공허한 말을 버리고고요히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벤.

 

-성탄을 기다린 사람들, 대림절 묵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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